2021년 1월 15일 출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2036년의 그리 멀지 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밀리터리 영화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를 시청했습니다.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는제목을 굳이 번역하자면 '통제선 밖'인데, 영화의 주 사건들이 일어나는 장소로, 주인공들이 부대에서 밖으로 나갈 때 리오 대위(앤서니 매키, Anthony Mackie)가 하프 중위(댐슨 이드리스, Damson Idris)에게 하는 대사 중에 언급이 됩니다. 개인적인 생각과 기준으로 구분, 요약한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아래 내용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선 영화의 전체적인 느낌은 전체 구성이나 흐름이 조밀하지 않고 결말은 허무합니다. 영화 중간에 수시로 미국의 전쟁 참여에 대한 비판적 견해가 나타나고, 통제되지 않는 AI에 대한 경고는 공감도 하고 지지도 하지만, 전개 과정이 단조롭고 설렁설렁 지나가다 갑자기 결론이 툭 튀어나오고 끝나서 당황스럽습니다.
인물과 관련해서는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두 주인공 외에는 별로 기억나는 게 없습니다. 주연들의 역할과 연기는 괜찮은 편이지만, 주변 인물들의 역할이 너무 빈약하고 특징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등장인물들의 관계나 유기적인 흐름에서 오는 재미는 없고, 짤막하고 썰렁한 전투신들과 예측 가능한 결론만이 남습니다. 잡으려고 혈안인 반군 수장임에도 불구하고 아무 존재감 없이 리오 대위를 한 번 만나 몇 마디 하고는 제거당합니다. 영화 초반에 미국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더그(마이클 켈리, Michael Kelly)가 지휘관으로 나타나 역할을 기대했는데 예외는 없었습니다. 검프라고 불리는 로봇의 움직임이나 전투 장면, 미국 검프와 러시아 검프의 교전 장면 등은 자연스럽고 흥미로웠으나, 영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는 아닙니다.
상황은 심각한데 영화 내 대응이 비현실적입니다. 미국 본토에 핵폭탄이 날아가 터지거나, 우크라이나에서 핵폭탄이 폭발하게 생겼는데, 초짜 장교와 지역 부대의 지휘부가 작전을 지휘 통제하고, 초짜 장교는 영화 시작부터 폭격도 마음대로 하더니 재판도 제대로 안 받고 전출 와서는 위기가 닥치자 지휘체계를 무시하고 전화 한 통으로 전 부하에게 드론 사용을 요청하고 그 사병은 또 순순히 따릅니다. 의용군 대장으로 보이는 여자는 우크라이나의 전쟁고아들을 돌보고 있으면서도 미국에 핵폭탄이 터져 대규모 학살이 일어나는 데에는 무덤덤합니다. 드론 폭격 30초 전에 발사가 진행 중인 핵미사일 발사대에서 무사히 도망을 치고, 드론 폭격에 핵미사일이 안 터지는 것도 가능한지 의문입니다.
처음에 별 기대 없이 보다가, 영화 중반부까지는 전투용 드론, 검프, 인간과 똑같은 자율형 AI 로봇 등에 대한 호기심, 로봇 간의 전투신, 리오 대위의 실체 등에 대한 기대로 집중해서 보게 되었는데, 중후반부로 비현실적인 대응에 갈수록 내용이 듬성듬성한 게 느껴지고 결론이 예상되기 시작하면서 흥미를 잃었습니다.
전세계 곳곳에서 전쟁을 벌이는 미국의 행태를 비판하고, 자율형 AI 로봇의 위험성을 알리는 거창한 메시지를 담아 불을 붙였으나, 이를 풀어내는 과정이 미흡하고 결론 또한 빈약하여, 빛을 제대로 발하지 못하고 불발로 꺼진 폭죽같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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