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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해외여행 기분내기 - 전세계 판매 기내식 & 진에어 기내식 리뷰

▷ 먹는 것

by Spheres 2021. 1. 1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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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팬데믹이 장기화됨에 따라 해외여행이 사실상 자의, 타의 모두 어렵게 되었습니다. 떠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많은 사람들이 1년에 1~2번 나와 가족을 위해 부리는 유일한 사치와 보상이 잠정 중단되었고, 그에 따라 해외여행에 대한 욕구는 점점 더 커졌습니다. 기업은 이를 이용해 전례 없던 상품을 만들어내고 소비자는 그 전례 없던 상품에 환호하며 흔쾌히 지갑을 엽니다.

 

대표적인 상품이 바로 무착륙 관광 비행 상품인 '회항 상품'입니다. 대만,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상품을 내놓자마자 순식간에 완판 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회항 상품'은 목적지도 없이 비행기 체험만 하고 돌아오는, 이성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지만 감성적으로 끌리는 놀이동산의 롤러코스터 같은 상품입니다. 가격도 저렴하지 않지만, 마땅히 긴 줄을 서고 이를 보는 사람들도 이런 현상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런 욕구를 자극하는 또 다른 상품은 '기내식'입니다. 최초의 기내식은 1919년 10월 11일 런던-파리 노선을 운영하던 Handley Page Transport 사가 판매한 샌드위치라고 합니다. 기압이 지상보다 20% 정도 낮고 건조한 환경에서 음식을 섭취하면 가스가 쉽게 차기 때문에, 보통 기내식은 비교적 소화 흡수가 잘 되고 위생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열로 조리한 음식으로 구성됩니다. 높은 고도에서는 미각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감칠맛이나 풍미가 높은 튀김, 볶음 등의 기름진 음식이 주를 이루며 지상 음식보다 더 많은 조미료를 첨가합니다. 천천히 음미하면 매우 짜고, 달고, 기름진 것을 느낄 수 있으며 당연히 고칼로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사전에 저열량식, 저염식, 당뇨식을 신청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지상에서 먹는 맛보다 훨씬 맛이 없게 느껴집니다.

 

 

전 세계의 일부 항공사와 기내식 공급사들은 협력을 통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불경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내식을 외부에 유통하거나 레스토랑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 에어아시아: 2019년 1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세계 최초 기내식 전문 레스토랑 '산탄' 오픈 

 

 

 핀에어: 2020년 10월부터 비즈니스석 기내식을 식료품 체인 케이시티마켓에서 판매, 판로 확대 예정 (순록 미트볼, 훈제연어, 꾀꼬리버섯 리조토 등)

 

 

 싱가포르항공: 2020년 10월 창이국제공항에서 Airbus A380 내 기내식 메뉴 팝업 식당 Restaurant A380 오픈

 

 

 타이항공: 2020년 9월 방콕 본사에 팝업레스토랑 오픈 (기내식은 아닌 듯함)

 

 

국내에서 최근 기내식을 판매한 곳은 CU 편의점입니다. 2020년 6월에 출시된 '기내식 도시락 시리즈'로 메뉴는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 3가지이며, 각각 비프 플리즈, 포크 플리즈, 치킨 플리즈 등으로 네이밍이 되어 있습니다. 기내식으로 나오는 여러 구성 중 메인디쉬만 분리하여 기내식처럼 알루미늄 용기에 담아 판매하고 있습니다.

 

 

- 포크 플리즈: 폭찹 스테이크, 야채볶음밥, 소시지와 웨지감자, 야채볶음

- 치킨 플리즈: 데리야끼 치킨, 야채볶음밥, 야채볶음, 오믈렛 구이, 브로콜리 등

- 비프 플리즈: 토마토소스가 버무려진 펜네 파스타 위에 소불고기와 방울토마토 등 채소, 모차렐라 치즈

 

가격은 비프 플리즈 4,000원, 포크 플리즈와 치킨 플리즈는 4,300원이며, 기내식 컨셉의 재미있는 상품이지만, 메인디쉬만으로 구성되어 있어 기내식이라기보다는 도시락에 더 가까운 느낌이고, 아직 직접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맛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인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어서 출시된 상품은 2020년 11월에 출시한 진에어의 '지니키친 더 리얼'입니다. '지니키친 더 리얼'은 메인디쉬는 물론 식전빵부터 디저트까지 국제선 기내식과 동일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LCC의 기내식 박스를 본뜬 패키지에 조리방법이 표기된 탑승권, 일회용 커틀러리 등을 그대로 포함해 더 진짜 같은 재미를 줍니다. 메인디쉬만 꺼내 뚜껑을 열지 않고 3~4분간 전자레인지에서 조리하거나 7~8분가량 냄비에서 중탕해서 먹을 수 있습니다.

 

 

메뉴는 메인 요리에 따라 비프 굴라쉬 파스타, 캐슈넛 치킨, 크림 파스타 총 3가지이며, 비프, 연어 스테이크 등 새로운 메뉴도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가격은 모두 1만 원으로 동일합니다.

 

- 비프 굴라쉬 파스타 (헝가리): 월도프 샐러드, 비프 굴라쉬 파스타, 브라우니

- 캐슈넛 치킨 (홍콩): 러시안 샐러드, 캐슈넛 치킨 & 취나물밥, 크림퍼프

- 크림 파스타 (이탈리아): 콩 샐러드, 크림 파스타, 망고 푸딩

- 공통: 모닝빵, 버터, 커틀러리(스푼, 포크, 물티슈), 보딩패스(조리방법)

 

직접 주문해서 가족들과 비행기 객실 화이트 노이즈도 틀어놓고, 아이에게는 안전벨트도 해주고, 저녁으로 함께 먹으면서 작은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문은 진에어에서 운영하는 지니스토어에서 할 수 있는데, 메뉴별 단품으로도 구매할 수 있고, 3종 묶음으로도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묶음 구매 시 천연 스페인 탄산수 '마그마' 1병을 제공합니다. 배송은 주문 후 2일 정도 걸렸습니다.

 

3종 묶음 패키지를 구매하면, 아래와 같이 꼭 맞는 크기의 아이스박스에 3종의 기내식 박스, 탄산수 1병, 작은 아이스팩이 들어있는데, 내용물에 비해 아이스팩이 너무나도 작습니다. 부득이 도착 후 바로 먹을 수 없어서 다음 날 먹기 위해 열어보지 않고 영하의 날씨에 베란다에 뒀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열어보니 아이스팩은 너무 작고, 이미 냉기가 없어 한참 전에 녹은 듯합니다. 상품 소개를 다시 확인해보니 수령 후 바로 냉동실 보관으로 되어 있는데, 부피가 있어서 냉동실에 넣을 수는 없고, 부랴부랴 녹은 아이스팩과 탄산수를 꺼내고 집에 있는 아이스팩들을 좁은 공간에 밀어 넣었습니다. 냉동실에 넣기 어렵기 때문에 아이스팩 넣을 충분한 공간이라도 확보되어 있어야 하는데 공간이 너무 부족해 아쉽습니다.

 

 

각각의 박스를 열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사진 확대 가능) 왼쪽부터 비프 굴라쉬 파스타, 캐슈넛 치킨, 크림 파스타입니다. 실제 기내식 구성과 동일해서 실감도 나고, 조리 방법이 안내되어 있는 보딩패스가 재미를 더해줍니다. 조리법은 모두 동일한데, 알루미늄 용기에 밀봉 및 랩으로 씌워져 있는 메인디쉬를 랩만 벗겨서 전자레인지에 3~4분 또는 끓는 물에 7~8분 넣어줍니다. 용기가 알루미늄이지만 전자레인지에서 스파크 등의 문제는 없습니다. 

 

 

전자레인지에 데운 비프 굴라쉬 파스타입니다. 맛은 그럭저럭 괜찮습니다만, 전자레인지에 데워서인지 소고기가 금방 딱딱해집니다. 실제 기내식처럼 맛이 강하지 않고 적당히 먹을만합니다. 펜네도 적당히 익어서 좋고 양념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전자레인지에 데운 캐슈넛 치킨 & 취나물밥입니다. 역시나 전자레인지에 데워서인지 닭고기가 많이 딱딱해집니다. 맛은 중식 치킨 요리 느낌이고, 습기에 뒤덮여있다 보니 튀김 식감은 없습니다. 취나물밥은 찰기나 맛이 그럭저럭 괜찮은 편입니다.

 

 

전자레인지에 데운 크림 파스타입니다. 딸아이가 엄지 척하며 제일 좋아하네요. 제가 먹어봐도 데운 음식 치고는 괜찮습니다. 새우 토핑도 맛 좋고, 베이컨이 들어간 크림소스도 맛이 괜찮습니다. 면도 적당히 익혀져 있고 금방 불거나 소스가 마르지 않아서 좋습니다.

 

 

데운 메인디쉬를 제자리에 놓고 먹기 직전에 찍은 모습입니다. (※ 사진 확대 가능) 어쩌다 보니 캐쉬넛 치킨과 크림 파스타의 샐러드 위치가 서로 바뀌었습니다. 트레이나 용기들이 일반 항공사의 기내식과는 차이가 있지만, LCC 항공사 기내에서 판매하는 기내식과는 같아서 그럴듯합니다. 메인디쉬 외의 음식들을 보면, 식전빵은 솔직히 스펀지 같아서 먹을만하지 않고, 샐러드는 각각 다르긴 하지만 맛은 모두 그냥 보통입니다. 디저트를 보면, 망고 푸딩이 제일 먹을만하고, 브라우니는 정말 저렴한 맛이 나며, 슈같이 생긴 크림퍼프도 크림 맛으로 먹기는 하지만 퍼프 식감은 별로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처음부터 맛을 크게 기대한 것보다는 가족과의 재미를 위한 것이어서 부족한 부분에 큰 실망을 한 것은 아니지만 아쉬운 부분들이 좀 있습니다. 그 아쉬움들로 인해 가끔 먹게 될지, 이번 한 번의 재미로 끝날지는 모르겠으나, 딸아이가 다음 날에도 크림 파스타는 또 먹고 싶다고 하는 것으로 봐서는 가끔 먹게 될 것 같습니다. 해외여행을 그리워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재미로 한 번 먹어보라고 권해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각 메뉴별로 정리 및 총평을 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비프 굴라쉬 파스타 (헝가리)

  - 구성: 월도프 샐러드, 비프 굴라쉬 파스타, 브라우니

  - 고기(소고기)가 매우 단단해져서 먹기가 불편하며, 펜네는 적당함

  - 브라우니는 먹기 힘들 정도로 저렴한 맛

 

 캐슈넛 치킨 (홍콩)

  - 구성: 러시안 샐러드, 캐슈넛 치킨 & 취나물밥, 크림퍼프

  - 고기(치킨)가 단단해지며 튀김옷이 물렁거리나, 취나물 밥은 찰기와 맛이 괜찮음

  - 크림퍼프는 퍼프가 별로지만 먹을 만 함

 

 크림 파스타 (이탈리아)

  - 구성: 샐러드, 크림 파스타, 망고 푸딩

  - 메인디쉬는 셋 중 제일 괜찮음

  - 디저트(망고 푸딩)는 셋 중 가장 나음 

 

 공통

  - 모닝빵은 촉촉하지도 부드럽지도 않고 맛도 부족함

  - 샐러드는 전체적으로 드레싱 맛이 약함

  - 국산 버터라 풍미와 염도가 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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