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그 한 장이 주는 특별한 느낌과 희소성, 각자의 생각과 경험에 따라 다르게 보는 매력, 항상 뜻대로 찍히는 것은 아니지만 결과물을 바로 보고 보완할 수 있고, 보정도 비교적 쉬워서, 개인적으로 오래 전부터 사진을 보는 것, 찍는 것 모두 좋아해 왔습니다.
반면, 동영상은 각 클립별로 내용은 보이지만, 편집한 결과를 바로 볼 수 없고, 촬영도 편집을 염두에 두고 해야 하며, 편집을 위한 공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데다, 용량도 크고, 검토와 감상을 위한 시간을 많이 써야 하고, 다시 보는 일이 많지 않다보니 왠지 컨텐츠를 소모하는 느낌이 있어서 그리 선호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생각은 아이가 태어나기 전후까지도 갖고 있었는데,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동영상의 장점을 크게 느끼고는 생각이 조금 바뀌게 되었습니다. 대상이 아이가 되다 보니, 동영상이 주는 현장감, 생동감, 기록적 가치, 목소리는 사진과 비교 자체가 무의미해졌습니다. 그러나 동영상은 여전히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존재하였고, 동영상 편집 스킬이 전무하던 입장에서는 각각의 클립을 쌓아두는 것이 전부여서, 잘 찍은 영상 클립을 따로 구분해 놓는 것 외에는 특별히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요즘은 VITA, VLLO, CAPCUT 등 좋은 동영상 편집 앱들이 많아져 스마트폰으로 부지런히 촬영만 하면 나름 어렵지 않게 편집해서 가족, 부모님들과 공유도하고, 필요한 영상들도 만들어 쓰기도 하지만, 몇 년 전만 해도 그 정도의 효과나 품질을 만들어내려면, 애플의 파이널 컷(Final Cut)이나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Premiere Pro)로 몇 시간을 투자해야 하거나, 실력이 부족하면 그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2020년 여름에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우연히 Insta360 GO 카메라를 알게 되었습니다. Insta360 GO는 2019년 9월에 출시한 액션캠으로, 그동안 스마트폰&짐벌이나 DSLR로 동영상 촬영을 하면서 항상 한 손이나 두 손이 묶이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고, 아이가 눈치채지 않게 촬영할 수도 있을 듯 하여 '내가 찾고 있던 바로 그 카메라다.' 싶었습니다. 편집은 할지 안 할지 모르겠고, 휴대성과 편리함이 눈에 확 들어와, 몇몇 리뷰들을 보고 기능과 장단점을 확인하고는 바로 "첫 번째" Insta360 GO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구입한 기록을 보니, 첫번째 구매는 2020년 8월에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정가 154.99달러 상품을 여러 가지 할인으로 138.99달러에 구매했습니다. 두 번째 구매는 더 저렴한 구매를 위해 2020년 11월 광군제를 기다렸다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정가 147.49달러 상품을 여러 할인으로 114.35달러에 구매했습니다. 글 쓰는 시점 현재, 알리 익스프레서 최저가 정가는 187.49달러, 국내 정식 Insta360 온라인 스토어 정가는 249,000원, 할인가 211,650원으로 나오는데, 정식 스토어에서는 품절입니다. 다나와에서 일반 유통업체 가격은 25만 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어쩌다 두 번이나 구입하게 되었는지는 뒤에서 설명하겠습니다.
박스 외관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로 90mm, 세로 160mm, 폭 50mm 크기입니다.
박스를 개봉하면 아래와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카메라와 충전케이스, 케이블과 각종 브라켓(박스), 스티커 2종, 설명서, 보증서입니다.
본체와 충전케이스 모습입니다. 카메라 본체에는 렌즈 바로 아래에 작은 LED 램프가 있어 사용 중이나 충전 시 등에 켜집니다. 카메라 본체는 엄지 손가락보다 작고 얇아 휴대가 용이합니다. 충전 및 PC나 스마트폰과의 데이터 전송 시 모두 충전케이스에 장착해서 사용하며, 자성이 강해 결합 시 쉽게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크기는 카메라 9.4 x 21.4 x14.85 mm, 충전 케이스 50.46 x 59.76 x 25.5 mm이고, 무게는 카메라 18.3g, 충전 케이스 43.3g입니다.
위의 구성품 중 작은 박스를 열어보면, 설명서, 보증서와 함께 아래 좌측 사진과 같이 브라켓, 케이블들이 잔뜩 들어 있습니다. 아래 우측 사진 왼쪽부터 피벗 스탠드, 스티키 베이스, 펜던트(중앙), 앵글웨지, 이지클립입니다. 카메라와 브라켓에 모두 자석이 있어 결합시 강하게 붙습니다.
피벗 스탠드와 스티키 베이스는 바닥에 젤이 있어 여기저기 붙였다 뗄 수 있습니다. 펜던트는 목에 걸어 옷 안쪽에 두고 카메라는 옷 밖에 붙이는 방식입니다. 맨 오른쪽의 이지클립은 모자나 헤어밴드 등에 클립처럼 꽂아 사용하는 것으로 화각 조절이 필요하면 바로 옆의 앵글 웨지를 결합하여 사용합니다.
케이블은 2종으로, USB A-Micro USB B 1개는 PC와 데이터 전송 및 충전용으로 사용하고, Micro USB B-USB C 1개는 카메라&충전케이스와 안드로이드 폰을 연결하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아래와 같이, 충전케이스에 기본적으로 Micro USB B 포트와 라이트닝 플러그가 있어 아이폰은 Micro USB B-USB C 케이블이 필요 없습니다.
국내에 정식으로 유통되고 있어서인지, 직구로 구매해도 한글 매뉴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일반적이지 않은 장착 방법과 사용법 때문에 다소 적응이 필요하고, 카메라의 한계를 잘 모르기 때문에 화각이나 어두운 곳 촬영, 턱과 가제트 팔 노출 등 약간의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점차 사용법이 익숙해지고 한계를 알게 되면서 쓸만한 영상들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Insta360 GO의 대표적인 편집 기능 '인피니티 롤'이라는 영화 '인셉션' 느낌의 효과는 아쉽게도 아이폰에서만 가능하여 아직 이용해 보지 못했습니다. 사용하면서 본인이 느낀 전체적인 장단점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두 손이 자유롭다.
- 상대방이 의식하지 않도록 자연스러운 촬영을 할 수 있다.
- 다양한 곳에 부착이 쉬워 여러 가지 형태의 촬영을 할 수 있다.
- 초광각이라서 넓은 공간을 촬영할 수 있다.
- 넓게 찍힌 화면에서 원하는 영역을 지정하여 편집할 수 있다.
- 다양한 모드를 지원한다. (사진, 동영상(일반, 간격 촬영, 고정 타임랩스, 하이퍼 랩스, 슬로우))
- 자이로 센서와 스태빌라이징 기능이 있어 흔들림과 수평을 잡아준다. (짐벌보다는 약함)
- 전용 앱 사용이 용이하고, 많은 템플릿과 편집용 소스를 제공한다.
- 영상 클립들만 넣어서 자동으로 AI 편집이 가능하다.
- 케이블 연결만으로 자료를 쉽게 스마트폰으로 이동할 수 있다.
- 탈착이 쉽다.
- 다이나믹레인지가 좁다. (어두운 곳에서 취약함)
- 색감과 화질이 다소 부족하다.
- 몸에 부착 시 원하는 앵글을 얻기가 쉽지 않다. (방향, 각도, 높이 등)
- 영상 저장공간이 작다. (수시로 스마트폰으로 자료 이동 필요, 내장 8GB)
- 배터리가 작다. (수시로 충전케이스로 충전 필요, 충전케이스 포함 최대 60분)
- 촬영 시간이 짧다. (일반 영상 최대 1분 / 슬로우 최대 30초/ 하이퍼 랩스 30분 녹화-5분 영상)
- 짧은 촬영 시간으로 장시간 촬영 시 여러 번 촬영 버튼을 눌러야 한다.
- 촬영 종료 여부를 인지하기 쉽지 않다. (진동과 램프로 알려주지만 인지가 어려움)
- 자석으로 부착되어 떨어지기 쉽다. (두 번 구매의 원인이 됨)
- 전용 포맷을 사용하여 소스 영상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 (편집하여 mp4, jpg로 추출)
- 수중 촬영이 어렵다. (IPX4 생활방수)
많은 단점들로 아쉬움이 있지만, 아이를 키우거나 활동적인 조건에서 다른 카메라에는 없는 장점들이 많이 있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카메라입니다. 반면, 많은 장점이 있지만, 여러 가지 단점들로 인해 디테일이 중요하거나 안정적인 영상보다는, 스케치나 활동 기록용으로 또는 재미로 사용하는 것이 적합합니다. 카메라를 고정해놓고 좋은 영상을 찍을 수 있는 환경이라면 DSLR이나 스마트폰 카메라가 더 낫습니다.
여러 장점 중에서 개인적으로 특히 좋아하는 점은 2가지입니다.
항상 사진과 영상을 동시에는 못 찍더라도 쉽게 전환할 수 있었으면 했는데, 동영상 수준은 다소 부족할 수 있더라도 DSLR이나 스마트폰을 함께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좋습니다. 사진이 아니더라도 아이와 다니다 보면, 놀아주느라, 챙기느라, 손을 쓸 일이 많은데, 두 손이 자유롭고 버튼만 누르면 촬영이 가능하다보니, 영상 수준에 큰 욕심을 부리지만 않는다면 자유로운 두 손과 영상을 모두 얻을 수 있습니다.
조금만 신경써서 자주 촬영버튼만 눌러주면, 나중에 전용 앱을 사용해 쉽게 재미있는 영상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영상편집이 어렵다면 템플릿을 활용하여 영상 클립들만 골라서 넣어주면 자동으로 AI 편집으로 완성된 영상이 만들어지는데, 아무래도 원하는 대로 나오지는 않기 때문에, 조금만 공을 들여 앱으로 직접 편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직접 편집하는 것도 본인과 같이 영상 편집을 모르는 사람이 시도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렵지 않고, 요즘 많이 사용하는 VITA 만큼은 아니지만 다양한 효과와 소스를 제공하며 계속 늘어나고 있어 가볍게 편집하기에는 좋습니다.
반면, 단점으로 꼽은 대부분은 가격과 크기를 생각하면 대체로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개인적으로 여전히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2가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옷 위에 부착한 상태로 촬영 버튼을 누르면 촬영 종료 시 진동으로 알려주기는 하지만, 옷 때문에 진동이 잘 느껴지지 않고, 카메라와 LED 램프가 앞을 향하고 있다 보니, LED 램프를 보기가 어렵습니다. 고개를 숙여 LED 램프를 확인하려 하면, 렌즈 화각이 넓어 어김없이 턱이 영상에 잡힙니다. LED가 카메라의 다른 면에도 있으면 더 편리할 듯합니다.
Insta360의 여러 다른 시리즈들과 마찬가지로 초광각 구현을 위해 렌즈가 돌출되어 있다 보니, 외부 자극이나 충격에 쉽게 노출되어 주의하지 않으면 렌즈가 손상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본인도 구매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이와 놀이동산에 가서 사용하다가 시멘트 바닥에 카메라가 떨어져 렌즈에 작고 깊은 흠집이 났습니다. 이로 인해, 이후 모든 영상의 특정 위치에 동그랗고 뿌연 점이 생겨 편집 시와 시청 시 거슬리다보니 계속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이 흠집을 개선하기 위해, 카메라를 포기할 각오를 하고, 인터넷에 알려져 있는 방법으로 미니 전동 그라인더와 컴파운드를 사용해 흠집이 있는 부분의 렌즈를 깎아봤습니다. 그러나, 흠집이 깊다 보니 주변을 깎으면서 오히려 흠집 크기가 넓어지고, 깎은 부분도 평탄화가 쉽지 않아 노이즈가 더 심해졌고, 렌즈 전체 코팅이 싹 벗겨졌습니다. 인터넷에 알려진 방법은 가벼운 스크래치를 제거하는 방법이긴 했는데, 가벼운 스크래치라도 어쨌든 코팅이 전부 벗겨지기 때문에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통상적으로 렌즈의 코팅은 렌즈 유리면의 빛 반사율을 억제하고 투과율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데, 반사율을 억제하면 플레어 고스트 현상을 줄일 수 있고, 투과율이 높아지면 광량이 증가해 대비가 높아져 선명한 영상이나 사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결국 이런 과정을 거쳐 두 번째 Insta360 GO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광군제 기간에 정가의 50% 수준, 첫 번째 구매보다도 저렴하게 구매하였지만, 어쨌든 재구매이다보니 많이 아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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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출된 렌즈의 손상을 방지하려면 DSLR처럼 렌즈 앞에 필터를 끼우면 좋겠지만, 그럴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렌즈 주변을 높여 가급적 렌즈가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을 듯하여 실리콘 커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실리콘 커버는 저렴한 가격(알리익스프레스, 2개 약 10달러)에 마감이 좋고 자성도 강력하여 만족스럽습니다. 순정 제품의 부족한 점들을 보완해주기 때문에 반드시 사용할 것을 추천합니다.
본인은 옷 색깔과 매치를 위해서 흰색과 검은색 2종을 구매했는데 좋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색상이 있습니다. 다만, 흰색은 반투명 소재라 카메라와 충전케이스의 LED가 식별이 되는 반면 검은색은 불투명 소재라서 LED 빛이 차단되어 불편합니다. 충전케이스에는 흰색, 카메라에는 옷에 따라 흰색 또는 검은색으로 바꿔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카메라를 충전케이스에 넣을 때에는 카메라 커버를 벗겨야 하는 불편함은 있습니다.
실리콘 케이스를 사용하면 아래와 같은 장점들이 있습니다.
▲ 완벽하지는 않지만 카메라 렌즈를 보호해줍니다. 여전히 렌즈 쪽으로 기울어져 떨어지면 바닥과 닿지만, 실리콘 케이스를 장착하고 평평한 곳에서 좌우로 굴려보면 렌즈가 바닥에 닿지는 않습니다.
▲ 순정 클립보다 옷 이곳 저곳에 장착하기가 훨씬 쉽고 안정적입니다. 자성이 강하기도 하고, 자석이 분리되더라도 연결된 줄이 옷에 걸려 있기 때문에 바로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 카메라의 밝은 LED 빛을 낮추거나 차단하여 촬영 대상 또는 주변 사람들이 의식하지 않도록 합니다.
▲ 하이그로시 재질의 카메라와 충전케이스 외관을 미세 스크래치로부터 보호합니다.
▲ 충전케이스의 뚜껑 분실을 방지합니다.
앞서 언급한 Insta360 GO의 장단점 중, 부착이 용이한 반면 앵글이 자유롭지 못한 점을 보완하고자 구매한 액세서리들입니다. 우측 브라켓의 금속 마운트 부분만 분리하여 좌측의 핸드 스트랩에 장착하였습니다. 두 제품 모두 마감이 좋고 견고하여 제품 자체는 만족스럽습니다. 아직 제대로 활용해보지는 못했으나, 핸드 스트랩의 착용감이 괜찮고, 양손 모두 사용 가능하며, 위쪽이 걸림이 있는 360도 회전판으로 되어 있고 잠금장치가 있어 사용이 편리합니다. 금속 마운트도 품질이 좋고 안쪽의 고무 몰딩이 카메라를 단단히 잡고 있어 안정감이 있습니다. 두 제품의 결합도 괜찮아서 활용이 기대됩니다.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배송비 포함 핸드스트랩 3.3달러, 브라켓 9달러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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